어렸을 때 카우보이비밥과 트라이건 이 두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. 그 시절 이 두 만화에 빠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게 된 사람들은 지금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보면서 채워지지 않는 어떤 갈망들이 있었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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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사람들을 위해서였을까. 2015년 트라이건 작가였던 나이트 야스히로의 신작 '혈계전선'이 애니메이션화 되어 나왔다. 제작사는 무려 본즈! 카우보이비밥(선라이즈 시절), 강철의 연금술사, 천공의 에스카플로네, 울프스레인 등 수작을 만들기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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줄거리를 대충 설명하자면 이렇다. 어느 날 미국 뉴욕에서 어떤 사건으로 인해 이세계와 연결되면서 인간과 이계 생명체들이 함께 공존하는 도시 '헬사렘즈 롯'이 나타난다. 그리고 그안에서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비밀 결사 조직 '라이브라'와 우연하게 그 일원이 된 소년 레오나르도 워치의 이야기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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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론부터 말하면 혈계전선 명작 중의 명작이다. 무엇보다도 음악과 영상미면에서 압권이다. 개인적으로 2화 '환상의 유령 차량을 쫓아라' 편에서 자동차 추격신을 보고서는 카우보이비밥의 향수가 떠올라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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또한 마찬가지로 카우보이비밥이나 공각기동대를 보면서 느꼈던 '와 어떻게 저걸 다 생각했지' 싶을 정도의 디테일한 세계관과 설정들이 돋보인다. 그리고 나이트 야스히로 작가의 원작답게 각각의 캐릭터들이 너무나 개성 있고 매력적이다. 또 그와중에 특유의 코믹한 요소들도 잊지 않고 적절히 버무려 놓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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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만, 혈계전선을 볼 때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, 이것은 나이트 야스히로 작가의 특징이기도 하다. 바로 스토리의 개연성 같은 건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. 혈계전선은 그야말로 정신없이 쏟아지는 맥거핀 대잔치 애니메이션이다. 그러니 이 만화를 보면서 최종적으로 떡밥들이 모두 회수되어서 짜잔하고 대서사를 완성할 거란 기대는 애초에 가지지 않는 편이 좋다. 그냥 스토리 같은 건 생각안하고 보는 게 편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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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신 얘기했듯이 혈계전선은 미술과 연출이 압권인 애니메이션이다. 혈계전선만의 독특한 연출들을 하나씩 챙겨보면서 감상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. 옴니버스로 구성된 한 편, 한 편의 이야기가 사실상 극장판 수준의 퀄리티를 뽐내고 있다.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볼 수 없는 속도감과 유니크한 분위기, 훌륭한 음악들이 어우러져서 그냥 어마어마하게 스타일리쉬한 작품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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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 더더욱 나는 당장에 이 애니메이션을 찾아 볼 것을 권한다. 카우보이비밥, 공각기동대, 트라이건과 같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었고 그런 향수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, 이 '혈계전선'이야 말로 주저할 이유가 없는 애니메이션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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